[2019년 9월 4주차] 문희준 사원 - 바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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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까마 (182.♡.121.228) 댓글 0건 조회 1,000회 작성일 19-09-28 12:26본문
대표님께서 내 ‘바닥’을 깨닫고 스스로를 성찰해야 한다는 말씀을 수 차례 하셨다. 과연 내가 진정 어떤 사람이고
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 지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한 주였다. 나는 목적성도 방향성도 없는 삶을 살았다.
중고등학교 시절 가졌던 꿈과는 아득히 멀어졌고 다시 그 길을 선택해 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. 당시 내가 품은 꿈들은 망상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.
막연히 생각만 하였지 한 번도 노력을 기울여 본 적이 없다. 노력 없는 삶 속에서 내가 얻어낸 것이라고는 타인의 차가운 시선 뿐이다.
마음 속에 그려왔던 나와 현실의 내 모습이 너무나 다르기에 어느새부턴가 나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애써 외면하려 했다. 지금의 나에 순응하고 길들여졌다.
종종 사람들을 피하는 이유도 그 떄문인 것 같다. 내가 얼마나 내세울 것이 없고 하찮은 존재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
내 자신을 다른 사람 앞에 내세우는 게 싫었다. 사람들 틈바구니 안에 끼어 얇은 지식으로 마치 한 명의 지식인인 마냥 가식을 떠는 내 모습을 보는 것이 역겨웠다.
그릇은 비었다. 하지만 그릇이 비었다고 해서 그 안에 물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할 수 없다. 금 가고 깨어진 그릇은 그릇으로서 용도를 다 할 수 없다.
지금은 온전히 불완전하고 조악한 내 그릇을 부숴내야 한다. 얼마의 시간이 걸릴 수는 알 수 없다. 십 수년 간 내 몸에 베인 습관들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.
이 곳에서 이전의 나를 온전히 부숴내고 새 그릇은 빚어 나가길 바란다.
퇴계 이황 선생은 “스스로의 힘으로 실천하지 않는 것은 자포자기와 같다.”고 하였다. 나를 놓아버리지 말자. 첫 발만 잘 내딛는다면 누구에게나
새 운명을 개척할 길은 열려 있다고 믿는다. 도산 서원에 걸린 ‘암서(巖栖)’의 의미처럼 내가 가진 지식은 바위에 깃든 이끼와 같지만 항상 겸손한 자세로
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면 적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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